오랜만에 업로드를 하게 되어서 여러독자분들(? 과연 독자가 여러명이긴 한걸까...일부 관계자만 보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말로 글을 쓰는 것은 존댓말로 글을 쓰면 너무 낯간지러워서 글을 잘 못쓰게 되는 불상사를 막기 위함이니 이해를 바란다.
사범대학교 1학년 밴드 파문의 두번째 영상은 조용필의 단발머리다. 지난번에 예고한대로 이번 연주에서는 남자보컬이 노래를 불렀다. 이분들은 델리스파이스의 차우차우와 조용필의 단발머리 중에서 무슨 곡을 할지 정하고 있었는데, 델리스파이스로 거의 결정이 나는 순간. snulive 측에서는 밴드에서 풍겨지는 분위기가 너무 밝고 산뜻한데 어두운 델리스파이스의 차우차우가 어울리지 않으니 발랄한 단발머리를 해달라고 졸랐다.
촬영한지 수개월이나 지나버려서 이번 주말에 편집을 하니 참 새록새록했다. 근데 그날 촬영할 때는 다들 연주하면서 웃고 연주 끝나면 장난치고 그랬는데, 영상을 보니까 어찌나 다들 카메라를 어색해하는게 눈에 보이는지 편집하면서 자꾸 웃음이 나왔다.
하여간 일단 영상부터 보자.
그럼 여기서부터는 인터뷰 내용.
snulive: 지금 치는 기타가 얼마나 안좋으면 기타 고쳐주는 아저씨가 기타를 바꾸라고 그러나.
최희호g: 맨날 기타에 짹 꽂으면 통째로 빠져버리고 기타줄도 자꾸 나가고... 조율도 자꾸 나간다. 아저씨가 그러니까 왠만하면 바꾸라고 하지. 연습하다가 맨날 고장나고 그래서 빡친다.
snulive: 기타 좋은거 써라. 아빠한테 사주시면 좋을텐데.
멤버들: 학점을 잘 받으면 되지.
snulive: 에이 설마. 그런다고 아버지가 사주실까.
멤버들: 또다른 락덕후가 안와서 아쉽다. 기타치는 이한결이 고향집에 내려갔다. 과학교육계열인데. 자꾸 외국곡을 하자고 한다.
snulive: 말 나온 김에 파문은 선곡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한다.
멤버들: 쉬운걸 한다. 실력에 맞는걸로. 합주 가능한거. 추천은 모든 멤버들이 다들 하고, 다만 보컬 특성을 잘 맞춰져야 하기 때문에 선택은 보컬이 주로 한다. 밴드음악을 중심으로 하는데 남자보컬이랑 여자보컬이랑 색깔이 다르다. 하다보니 남자보컬은 한국곡을 주로 하고 여자보컬은 외국밴드의 외국곡을 주로 하게 되더라.
snulive: 아. 여자보컬은 선진문명의 선진음악만 한다 뭐 이런 소신이 있는건가?
박서진(여v): 그게 아니라 난 한국곡을 하고 싶어도 잘 안 어울려서 하지 못하고 있다.
멤버들: 음역대가 낮고 스타일도 그렇기 때문에 외국곡을 하는게 훨씬 잘 어울린다.
조도연(남v): 나같은 경우는 외국곡이 잘 안어울려서 문제다. (snulive: 그렇게 생겼다. 멤버들: 하하) 근데 오늘 안온 이한결이 자꾸 외국곡을 하고 싶어할 때가 있는데, 잘 안어울리니까 미안하면서 하기 난감하고 그런면이 있다.
snulive: 보컬이 둘이 있고 스타일이 다른데 악기 파트 입장에서 어려운 점은 없나?
멤버들: 그런건 없다. 그냥 주는 대로 받아서 한다. 보컬이 안되면 아예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선곡하기 전에 꼭 보컬한테 물어본다. 올라갈 수 있는지, 부르기는 괜찮은지.
snulive: 아니 근데 보컬이 "니네가 내려"라고 할 수도 있잖아.
멤버들: 에이~ 그래도 악기들한테 내리라고 소리는 아직 안한다. 이제 악보 좀 겨우 읽고 그러고 있는데 그러면 안되지.
snulive : 밴드 하면서 싸우거나 그런적은 없나?
아직까지는 없다. 뭐 짜잘하게 서로 풀고 그럴 수는 있겠지. 근데 일주일에 두번 이상은 꼭 점심이라도 같이 먹으니까 얘기도 많이 하고 그래서 얘기를 많이하니까 괜찮은 것 같다.
snulive: 연습은 얼마나 많이 하나?
일주일에 한번 정도 하는데, 공연 앞두고는 세번까지 하고 방학때는 두번 정도 한다. 개인연습은 각자 하고.
snulive: 밴드하면서 학점이 문제가 된다든지 연애사가 문제가 된다든지 부모님과의 관계가 악화된다던지... 이런
최희호g: 아까도 잠깐 말했지만 아버지랑 문제가 좀 있었다. 예전에 공연 했을 때는 몰래 오셨었는데 그때 좀.........
그래도 이번 공연에도 오신단다.
snulive: 아! 그럼 "나 이 공연 반댈세!" 이러려고 오시는건가?
최희호g: 지난번 공연 때는 그랬다. 공연하고 있는데 아버지가 몰래 오셔서 보시고는 기숙사로 오셨다. 그리고 너 지금 뭐하냐고. 이런거나 하고 공부는 제대로 하고 있냐고...하고 가셨다. 그리곤 다음날 아버지가 전화를 하셨다. 미안하다고 하시더라... 아버지랑 화해했다. 이번에는 좋은 마음으로 오실 것 같다.
snulive + 멤버들: 잘해야겠다. 이번 공연에서!
최희호g: 그러게... 잘해야 되는데.. 왜 이렇게 안되는게 많지..? (멤버들: 괜찮아! 아직 4일 남았잖아! 폭풍연습!)
snulive: 다른 멤버들은 부모님이랑 문제 없나?
조도연(남v): 좋아하신다. (snulive: 성적표가 갔는데도??) 부모님이 성적가지고 여태껏 뭐라고 하신적이 없다. 중고등학교 때도 그렇고. (snulive: 아니, 고등학교 때 서울대 오려면 공부 잘 했을텐데 당연히 성적갖고 뭐라고 하실 수가 없지.) 아. 그런가. 근데 대학 와서 내가 우는 소리를 많이 해서 그런지 스트레스는 안주시는 편이다. "여기 애들 너무 다 잘해. 다 똑똑해. 공부 이거 너무 어려워"이러면 부모님이 괜찮다고 그냥 포기하지 말고 계속 하라고 하신다. (snulive: 부모님이랑 같이 사나?) 아니다. (snulive: 에이 그러니까 생활을 모르시니까 그러지.)
임혜승b: 남자친구가 군대에 있는데 가끔 휴가 나올 때에도 합주 연습을 해야하니까. 합주 갔다가 만나야 하고 그러니까... 근데 남자친구가 그래도 밴드하는거 좋아하는게 내가 여기에 몸바쳐서 하고 있으니까 한눈 팔 시간도 없고 그렇다. 그래서 남자친구랑 멤버들이랑도 친하고 그렇다.
박서진(여v): 밴드하는 것 자체 때문에는 문제가 없는데, 공연하거나 이러면 뒷풀일 할 때 새벽에 들어가고 그러니까 부모님이 그런건 싫어하신다. 통금 같은건 없는데 그래도 집에는 들어와야 한다 이런 주의라서..(snulive: 에이, 그거는 밴드랑 상관이 없을거다. 다른거 해도 마찬가지고...)
임혜승b: 그래도 공연이나 이런건 일년에 몇번이지. 밴드가 아니라 연애했어봐. 매일 늦게 들어가지.
snulive: 아! 연애하면 원래 맨날 늦게 들어가는건가?
임혜승b: 그렇지 않을까요?
snulive + 조도연(남v) : 그래요? 몰라서..
snulive: 앞으로의 계획은
최희호의 계획은 파문 역사에 남는 기타리스트가 되는거다. 일명 G3. (주: 기타 잘치는 3인방 뭐 이런것 같다.) 어벤지드 하는것도 있고. (snulive: 아버지가 굉장히 싫어하시겠는데?) 필요없어요!
4일 뒤에 홍대에서 공연이 있고, 12월 17일에 파문 10주년 파티가 있다. 홈커밍데이처럼 해서 선배들 와서 모이고 그런다.
snulive: 음악을 언제까지 하겠다. 하는 꿈이 있나? 음악을 아버지처럼 해보겠다. 이런거라든지?
최희호g: 혹시 실력이 일치월장한다면 그러고 싶은 마음도 있다. 선배들 중에도 그런 분이 있고.
조도연v: 2기 기타분이 인디밴드 중에 "꿈에 카메라를 가져갈껄" (snulive: 아! 안다 안다!)에 있고, 8기 드럼 선배도 테러마이트라는 인디밴드에서 활동하고 있다.
snulive: 졸업하고 뭐하고 싶나?
멤버들: 우리 나중에 늙어서 아줌마 아저씨 돼서 만나면 좋겠다. 밴드 다시 해보고.
조도연v: 나는 연구원할 생각이다. (snulive: 나 대학원생인데 뭐가 좋은지 모르겠다. 뭐가 좋나) 저의 아내와 아이들이 좋다. (snulive + 멤버들: 하하하 #!@$) 과학단지에서 살면 삶의 질도 좋고 항상 웃고 있고 그렇다. (snulive: 혹시 웃어야 되서 웃고 그런거 아닐까) 모르겠지만. 좋아보인다.
임혜승b: 유학을 갈 생각이다. 아직 1학년이니까 천천히 생각해볼 생각이다.
박서진v: 나는 유니버설 레코드라든지 음반사에서 일해보고 싶다. 영국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일종의 꿈이 있는데 혹시 그런 기회도 생기지 않을까? 음악 관련 일도 계속 할 수 있고.
김민선k: 공부를 계속 해서 유학가고 교수하고 그럴 수 있으면 좋겠다. 음악은 계속 취미로 하고 싶다.
snulive: 이제 1학년으로 다닐 수 있는 날이 얼마 안남았다. 어땠나?
멤버들: 기억나는게 파문밖에 없다. 밥도 맨날 같이 먹고, 과도 비슷하고, 합주하고....
우리는 파문 내에도 소모임이 많이 있다. PDC, PGC .....
snulive: 그게 다 뭔가?
파문 당구 클럽, 파문 게임 클럽.... 뭐 이런거...
snulive: 아니 1학년이 재미있게 미팅도 하고 그래야지 선배들 노는데 끌려다니고...
그게 아니라 우리가 맨날 선배들 부르고 다닌다. 형 빨리 나오라고 뭐하냐고 이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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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은 인터뷰 내용 중에 가장 흥미진진한 드라마가 들어가 있었지만, 어느 한 멤버의 절절한 연애고민이 담겨있는지라 사생활 침해의 우려로 공개하지 않겠다.
요약하자면, 마음에 드는 한 사람을 품고 어찌해야할지 모르는 스무살의 성장통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그 성장통의 결과가 어땠는지 성공이면 oo, 실패면, ㄴㄴ로 답글을 달아주기로 약속했으니 대답을 기다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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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ulive: 마지막으로 파문에 대해 남기고 싶은 말은?
파문은 정말 가족같은 밴드다. 우리는 모든걸 다 이해하고 다 얘기하고 다 공유한다.
샌드페블즈 영상 올라간거 보니까. "악플 달지 마세요" 이런거 있던데... 우리도 그거 남기자.
악플달지 마세요. 우리 아직 처음이라.....
인터뷰에 참여하지 못한 이한결씨는 "배고파"라고 남겨달라고 했다고 한다.
인터뷰 끝.
아래 음원은 파문의 단발머리 합주가 끝나고 나서 델리스파이스 연습하는걸 몰래 녹음해왔다. 이거 왠지 스누라이프에서 인기있는 태그 중의 하나인 녹음파일의 진위여부가 떠오르긴 하는데.... 순수한 마음으로 녹음했던 것이니 파문 여러분들도 독자 분들도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주시기 바란다.
이 밴드도 걸음마를 하고 있는 밴드였던지라 지금쯤이면 얼마나 많은 실력이 늘었는지 기대가 된다. 내년 초에 다시 찾아가서 그 동안의 발전상황을 염탐할 생각이니 다들 기대하시라.
각종 문의, 응원, 건의사항은 twitter와 facebook 에서 snulive로 남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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