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의 포스트다. 전에 구인광고 냈을 때도 그랬지만, 뒤늦은 포스트에 다시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시작하는게 예의일 것 같다. 그동안 우리를 잊지 않고 기다려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인사도 드리고 싶다. (그냥 오늘 처음 클릭해서 들어오신분들께도!)
오늘 소개할 팀은 프로젝트 스토리텔러다.
이 팀을 처음 봤던 것은 아마 2011년 봄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아닐 수도 있다. 너무 오래전일이라...) 미니따굴 무대에서 통기타를 하나씩 들고 올라와서 부수고 지지고 복는 풀밴드 편성의 팀들을 물리치고 축제무대로 직행을 했던 굉장히 인상적인 팀이었다.
이번 겨울은 정말 미친듯이 추운 날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내 평생 최고로 추운 겨울이다.) 공교롭게도 이번에 보실 영상은 한 여름에 찍은 장면이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여름방학 주말 오후, 문화관 앞 나무그늘 아래서 통기타를 치고 있던 프로젝트 스토리텔러를 만났다.
다행이 선선한 바람도 많이 불고, 운치있게 매미도 맴맴대는 평온한 날이었는데... 그래서 잡음이 많다. 허허.
신기한건... 매미떼가 곡의 고조되는 부분은 어찌아는지 그걸 다 알고 피처링을 해준다는점..
기타: 프로젝트 스토리 텔러다. 재작년까지는 원래 소갯말이 "기름기를 쫙뺀 담백한 버스킹밴드 스토리텔러입니다."이거였는데.. 요샌 연습을 많이 안해서 기름기가 꼈다...
한솔: 우리는 같은 학부 동기인데 나는 06학번 소비자학과 이한솔이고 기타치는 친구는 가족아동학과인데 컴공과도 전공하고 있다. 전주고등학교도 같이 졸업한 동창이다. 원래 전공도 같이 갈 뻔했는데 이 친구가 신입생때 공부를 열심히 안해서 타과로 가버렸다. 근데 지금 전공에 굉장히 만족해하고 있다.
그게 무슨 말인가.
원래는 신입생때 소비자학과를 지망했는데 성적이 안되서 못갔다. 근데 전공 때문에 어린이집 선생님을 한 삼개월 했었다. 만 3세반 담임을 맡았었는데 나랑 진짜 잘 맞더라. 그거 하면서 알았다.
지금은 노화고령사회연구소 조교일을 같이 하고 있다.
밴드는 어떻게 결성하게 됐나?
기타: 이 친구랑 원래 고등학교 때도 풀밴드로 같이 했었다. 근데 내가 좀 강압적인 스타일이라 다들 노조를 결성해서 나가더라. 근데 이 친구만 계속 남아있었다. 그래서 둘이라도 같이 해보자고 해서 만든게 프로젝트 스토리텔러다.
원래 이 친구(한솔)는 드럼을 쳤었는데 둘밖에 안남으니까 누구라도 노래를 해야 할 것 같아서 결국 얘가 하게 됐다. 얘가 훨씬 잘하니까. 나는 노래를 정말 아예 못하거든.
이 친구(한솔)가 계속 노래를 하고 행사도 뛰고 하다보니까 노래가 많이 늘었다.
이 두명이 하게 된게 그럼 버스킹을 해보자 해서 한게 아니고 정말 다들 도망가서 그렇게 된건가.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곡들도 원래는 풀밴드로 노래였는데 둘만 남아서 그냥 이렇게 하게 된거다.
그럼 풀밴드로 할 때 뭐가 제일 문제였나?
한솔: 마음이 그냥 안맞는거지
기타: 이친구랑 내가 하는 스타일이 정해져있는 상태에서 다른 친구들이 들어오다보니 아마 의견이 잘 안 맞는것 같다.
원래는 어떤 음악 했었나?
기타: 이 친구는 원래 말랑말랑한거 했었고, 나는 헤비메탈을 주로 했었는데... 신나는걸 얘를 시켜보니까 하나도 안신나더라. 그래서
지금 스타일로, 기름기를 뺀 스타일로 하게 된거다.
다시 풀밴드로 하기는 힘들겠다.
아마 그렇겠지? 이 친구랑 하는거 말고 다른 팀에도 있어봤는데 잘 안되더라.
이한솔씨 아니고는 못하겠다. 그런건가.
기타: 아 그런건 아니고, 그런건 아닌데.... 하다보니까 헤비메탈을 했을 때는 지금 하는 스타일을 별로 안 좋아했는데 지금은 계속 하다보니까 익숙해졌다고 해야하나. 이런것도 좋아졌다.
통기타를 하는게 헤비메탈을 할 때보다 뭐가 좋은것 같나?
일단은 세팅이 없어지잖나. 일렉기타는 톤도 잡아야 하고 엠프세팅도 공연장마다 다 다른데.... 통기타는 그냥 들고가서 치면 되니까 그런게 좋고... 아무데서나 할 수도 있고. 길 가다가 그냥 하고 싶은데서 길바닥에서 연주하기도 하고...
길바닥에서 연주하다가 수위아저씨가 쫓아오고 그런거 없나?
그런적은 별로 없다.
주로 어디서 하나?
한강에서도 했었고, 홍대에서도 많이 하고..
요새는 많이 바빠서 잘 못한다.
지금 학부생인데 인터보 잡으려니까 이것저것 바쁘다고 하던데 뭐하고 살고 있나?
기타: 업체 두군데서 프로그래머로 일을 하고 있는데 기한이 짧아서 굉장히 바쁘다. 연구소 일도 병행하고 학부생이기도 하니까..
뭘 프로그래밍하고 있는데?
기타: 현재 앱개발 하고, 웹개발하고 그렇다.
한솔: 나는 미시경제를 공부하고 있다.
그건 왜?
한솔:고시생이니까. 행시를 하고 있다.
한지 얼마됐나? 그럼 지금 이렇게 여기서 기타치고 이러고 있어도 되나?
한솔: 딱 1년 됐다. 시험 끝난지 얼마 안됐다. 안그래도 시험준비하는 내내 거의 한번도 못했다.
기타: 난 그동안 다른 팀에서 기타를 치고 있었다.
프로젝트 스토리텔러는 평소에 어떤 음악을 하나.
주로 우리 오리지널(자작곡)을 많이하고, 커버도 많이 하는데 그런건 우리 스타일로 편곡을 하는 편이다. 곡 정하는건 아무렇게나! 어떤 곡이든 통기타로 할 수 있으면 된다.
한솔: 말랑말랑한거 많이 한다. 진지한 것도 많이 하는 것 같다.
자작곡할 때? 아니면 커버곡 할 때?
둘다.
한솔: 웃긴노래는 잘 못한다.
기타: 얼굴은 웃기게 생겼는데 노래까지 웃긴걸 하면 이미지가 부서질까봐..? 한번은 제천에서 공연을 했는데 어떤 블로거 분이 만담이 재미난 팀이라고 그래서 그때부터 얼굴은 웃기지만 진지한 노래를 하고 있다. 이친구(한솔)도 기타를 잘 치는 편이기 때문에 연주곡도 한다. 사실 얘 목이 유리목이다. 몇곡만 하면 목이 나가기 때문에 그때 쉬려고 연주곡을 하는거다. 다른 사람들한테는 '우리가 연주곡도 할만한 실력이 된다.'라고 말을 하지만......
인터뷰가 어색할까봐 굉장히 걱정했는데.괜한 걱정이었다.
우리 지금 잘하고 있지 않나?
잘하고 있다. 노래도 들어보자. 첫곡은 뭘 할건가?
우리 노래중에 '몽환의 끝'이라는 곡이 있다. 원래는 풀밴드로 하던 곡이었는데, 다들 나가고 나서 둘이 할 수 있게 편곡한거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해체할 때, smashing pumpkins가 해체할 때, RATM이 해체할 때.... 10대를 함께한 수많은 밴드들의 해체를 함께 아쉬했기에 그런 일에 대해서는 내성이 생길법도 한데, 방송에 한번 나온적 없는 관악의 밴드의 해체를 보면서 이 나이에 그 느낌을 다시 느낄줄은 몰랐다.
인터뷰를 자세히 본 분들은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 둘은 이날 공연을 마지막으로 각자의 미래를 위해 잠시 햅쌀과 돌고래를 내려놓기로 했다. 노래를 맡고 있는 돌고래 정세영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으며, 기타와 노래를 하는 햅쌀 김한솔은 의전으로 진학한다.
어쩌면 대학생 밴드의 숙명인지도 모르겠다. 4~5년의 캠퍼스 생활이 끝날 때 쯤이면, 그들이 열정을 불사른 밴드 역시 추억의 한 페이지로 남아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10년이 지나도 그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빙긋이 웃을 수 있을 것이다. (뭐 필자도 10년까지는 어림없이 못가봐서 장담은 못하지만 아직까지는 그렇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한 친구들도 기타치고 노래하는 모습으로 기억해줄 것이다.
자. 이번에 보여줄 영상은 햅쌀과 돌고래의 마지막 공연의 앵콜곡이다.
햅쌀과 돌고래의 마지막 불꽃.
Why You Wanna Bring Me Down (원곡: Kelly Clarkson) - 햅쌀과 돌고래
개인적으로 버스킹 하면 왠지 민트향의 옷을 입고 나무그늘 아래서 들어야 할 것 같다는 느낌이 있는데, 야외공연이 아니라는 것에 처음에는 좀 아쉽기도 했었다. 홍대 쪽에 있는 모 공연장에서 촬영을 해왔는데, 스누라이브를 예전부터 쭉 봤던 분들은 눈에 익은 공연장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촬영 당일에는 왠걸.... '서울이 미친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덥다 못해 뜨거운 날이었다. (남성2인조였으면 촬영 취소할 뻔했다....) 실내공연이라는게 엄청 감사할정도로.
공연 몇시간 전 인터뷰를 마쳤을 때 쯤엔 이미 snulive멤버들 모두 더위에 녹아버려 흐물흐물해진 상태였다. 하지만 요쿠르트를 쪽쪽 빨면서 충전후 무거운 몸을 이끌고 공연장에 가서 노래를 들을때에는 시원한 연주와 노래에 즐겁게 몸을 흔들다 올 수 있었다. 물론 에어콘 빨도 있었다는걸 부정하지는 않겠다.
잡소리가 길었다.
햅쌀과 돌고래"라는 귀여운 팀네임에, 통기타와 노래라는 포메이션에, 여성 2인조라는걸 생각하면 그려지는 이미지가 있다. 재주소년이나, 루시드폴이나, 요조, 옥상달빛 같은 서정적인 음악을 할 것 같은............
하지만 지난번에 말했듯이 이 팀은 굉장히 신나고 유쾌하고 롹킹한 노래를 즐겨한다. 이번 곡도 마찬가지다. Lena Meyer Landrut라는 독일 가수의 I like to bang my head라는 곡이라는데, 우리도 처음 듣는 생소한 곡이었다. 하지만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비록 현장에서 보는 것 만큼은 안되겠지만 영상으로나마 그 공연장에서의 분위기가 전달될 수 있으면 좋겠다.
아 참! 이 곡의 원곡을 들어보길 바란다. 어떻게 기타 한대와 목소리 두개로 이런 원곡 못지 않은 remake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지난 축제에 폭풍연재 이후 움추리고 있던 우리 snulive팀은 긴 휴식기를 마치고, 시즌4 거리왕 버스킹으로 연재를 시작할까한다.
snulive를 통해 참 많은 사람을 만났다. 이쯤했으면 서울대 내외에서 음악을 하고 있는 왠만한 사람들은 다 소개를 했어야 할 것 같은데, 왠걸. 관악에는 아직도 좋은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이 남아있다.
그동안 우리 snulive는 밴드 중심으로 소개를 했다. (물론 바운스팩토리라는 힙합팀이 있긴 했다.) 하지만 어디 관악에서 음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죄다 풀밴드만 하고 있겠는가.
필자의 방에는 정말 오래된 통기타가 있었다. 아버지가 가끔씩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하곤 했는데 옆에 앉아서 송창식, 조용필 같은 사람들의 노래를 따라부르기도 했다. 엄마한테 저 기타 언제 산거냐고 여쭤봤더니 부모님의 연애시절 엄마가 아빠한테 선물했던 거란다. 그 기타를 물려받아 칠 때마다 부모님의 로맨스를 상상하곤 했다.
캠퍼스의 낭만이란게 그런거 아닐까? 푸른 잔디밭, 시원한 나무그늘 아래서 통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국가에서 마약 다루듯 단속하는데도 절대 버릴 수 없었던 낭만주의자들의 상징 통기타.
캠퍼스의 마지막 로맨티스트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
그들은 멸종되지 않았다. 2012년 지금. 우리는 거리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하며 노는 것을 버스킹이라고 한다. 그런 길거리의 악사들은 10cm가 되었고, 버스커버스커 같은 빅스타가 되어 우리의 사랑을 받고 있다.
스누칼럼 최초로 데일리 연재를 시도하였으나 몇 번의 연기가 있었고, 후반 3~4회를 남겨두고는 겨우겨우 격일 연재를 하게 된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 (넙죽)
여러가지 하고 싶은 말이 있지만 이번 순서의 주인공이 기다리고 있으니 이쯤에서 정리하고, 그럼 이제 snulive season3 의 마지막 주인공을 소개하겠다.
오늘 소개할 팀은 바로 김경래 밴드이다.
김경래 밴드는 이번 축제에서 가장 많은 세션을 보유한 밴드로, 비가 내리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밴드였는데 (금전적, 시간적, 모든 면에서 ), 거짓말처럼 이번 축제에서 유일하게 비맞고 천막을 치고 공연한 밴드가 됐다. 전팀이었던 vivo의 퇴장과 동시에 비가 내렸고, 당시의 비는 관악산 기슭에서만 내린 비였으니 ( 같은 시각 봉천역에서는 비가 내리지 않았다! ) 과히 김경래 밴드만을 노린 비구름이었다 할 수 있겠다.
그러나 “funk는 죽지 않아요~” 라는 김경래 밴드의 말처럼 (동영상을 통해 확인해보시라!) 그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멋진 무대를 보여줬다.
<Spacetrip to Betelgeus> 김경래 밴드
<Spacetrip to Betelgeus> 김경래 밴드
Verse.1
Count it down
all the way to zero
출발할 준비 모두 완료
Let it fire
five four three two one,
다른 세상으로 fading out
Bridge
(오랜지 하늘이
주저 앉고 있다
내 시간은 깎여 나간다
차갑게 식는다
보라빛으로 스러져 간다)
Chorus
we're flying within universe
ever ever lasting
we don't need to make an answers.
sometime when we needed to be.
Verse. 2
something's wrong.
뭔가 이상해
퇴색하는 적색 거성뿐
Betelgeuse,
작렬하는 붉은 빛
아무 것도 답하지 않네.
Chr.
Bridge 3
(내안에 쌓인다
종말의 부피가
아무 것도 바꿀 수 없다
하지만 아나요
끝은 빛이 찬란한걸)
Chr. x 2
< 경래야 며짤 > 김경래 밴드
Hello, Stranger
1
Woke up 10am and I’m alone (yeh)
Forgot once again that you went a-way
Would you laugh at me if I grabbed the phone
To take a moment and ask you how’s your day
2
But you know, now that it’s all over
Just somehow, we’re better off being strangers
Chorus
Girl I’m getting rid of the moments (that) you lingered in my life
And after all it’s not that bad at all 두비둡둡둡둡
Girl we got rid of the romance, see everything’s alright
1) 밴드단원들의 소개(역할) 및 밴드에 대한 소개를 해주세요. (개인소개, 밴드를 만들게 된 계기 등)
저희가 멤버가 너무 많아서... 부득이 하게 조금 간략히 쓰겠습니다!
김경래 : 알토 색소폰을 불고, 밴드 이름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물리과 구요, 졸업이 코앞이네요
김재훈 : 접니다. 곡 쓰고, 가사 쓰고, 노래하고, 건반도 치고... 그냥 이거 저거 하자고 하는 그런 사람입니다. 영문과 구요.
정지나 : 지구환경과학부 구요, 노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김한나 : 멀티미디어 공학 전공이고.. 타교생 입니다. 정지나와 친해서 밴드에서 코러스를 맡게 되었습니다.
한다정 : 역시 타교생 입니다. 정지나와 친해서 코러스를 맡아주고 있습니다.
곽재원 : 물리과 입니다. 기타를 맡고 있습니다. 아, 아니. 드라이버를 맡고 있습니다.
박 선 : 언어학과입니다. 기타를 맡고 있습니다.
전호웅 : 전기과 입니다. 건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고유경 : 천문학과 입니다. 건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황은경 : 천문학과 입니다. 베이스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누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구인욱 : 기계과, 드럼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김경래 밴드는 2007년 할 일이 없던 김재원(기계과), 황은경, 김재훈, 김경래, 정성은(기악과)에 의해 조직되었으며 밴드 이름은 이름이 가장 멋있어서 김경래 밴드를 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드러머도 없었는데... 연습도 안하고 당시에 따굴에 나갔다가 동정표가 모여서 운이 좋게 본선을 가서 큰 망신을 당한 경험이 있습니다.
2) '김경래 밴드' 팀은 이번에 자작곡으로 따굴본선에 진출하게 되었는데요.
이번 자작곡 'Spacetrip to Betelgeus' 에 대한 설명 부탁드릴께요.
(곡을 만들게 된 계기, 곡 설명, 특히 제목이 궁금하네요!!)
딱히 어떤 의미를 가지고 제목을 붙인 건 아니구요. 우주적인 소리를 활용해서 훵크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곡을 대충 다 만들고 나서 순간적으로 생각 난 게 베텔게우스 별이에요. 사실 자세히 알지도 못하는 데, 직관적으로 생각이 나더라구요. 제가 딱히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뭔가를 시작하는 편은 아니라서...
그렇게 일단 테마를 정해 놓고, 베텔게우스에 대해서 알아 보고, 이야기를 만들고.. 가사를 붙였어요. 사실 가사만 보면 전체적인 이야기가 이해가 잘 안가실 수도 있는데 ㅎㅎ 남자 보컬은 지구에서 출발하는 우주 탐사선 조종사구요. 브릿지의 여자 보컬은 죽어가는 (베텔게우스는 수천년 내에 죽어서 초신성이 된다네요) 베텔게우스의 입장이구요... 그리고 코러스는 역할이 있는 건 아니고 그냥 주제적인 부분인데... 궂이 어딘가로 나가서, 혹은 다른 어떤 곳에서 어떤 걸 해결 해야겠다는 방법도 정답이 아닐 수 있다는 건데요... 결론은 딱히 낼 수가 없었어요 저도 사실 고민하고 있던 부분이라..,, 뭐 대충 그런 내용이네요.
3) 따굴본선에 대한 간단한 포부를 밝혀주세요.
저번에는 모니터가 잘 안되서 보컬 파트들이 완전 엉망으로 불렀는데요, 이번엔 잘 해야죠. 저희 합주실에서는 그래도 꽤 잘 해요... ㅎㅎ
꿀 같은 연휴 3일을 지나서 일상에 적응하느라 독자 여러분 모두 고생 많으시다. 월요일이 공휴일이다보니, 분명 오늘은 화요일인데 이상하게 월요일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아무튼 월요일이든 화요일이든 한 주의 시작은 항상 힘들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당근과 채찍과 함께라면 오늘은 무슨 요일? 월요일? 화요일? 아니다! 오늘은 토요일이다!!
Season 2 Rockstars@SNU에 이어서 다시 한번 찾아온 당근과 채찍의 무대, Maceo Parker의 House Party와 자작곡 신.토.불.이 두 곡을 이어서 소개한다. 필진의 주관적인 감상에 따르면, 미니따굴에서 관객의 반응과 열기는 그 날 모든 밴드를 통틀어 넘사벽으로 최고였다. 보컬, 세션, 외모, 무대매너, 영어 실력 등 어디 하나 빠지지 않는 당근과 채찍. 그들의 따이빙 굴비 무대와 미니따굴 무대 연이어 감상하시라.
감상하기에 앞서 당근과 채찍은 원래 snulive 팀에게 House Party와 No Money(요건 자작곡)를 촬영해달라고 했으나, 아쉽게도 현장에서 문제가 있어서 촬영하지 못했다... 그래서 신토불이를 넣었다. 양해바란다.
1. 밴드단원들의 소개(역할) 및 밴드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해주세요.
유한백(Drum, Chorus), 수리과학부 08
채승호(Vocal) 통계학과 08
김재형(Guitar) 통계학과 10 -- 현재 카투사
조현태(Bass) 수리과학부 11
김동주(Guitar) 식물생산과학부 10
박지수(Sax) 조지아공대 금융공학
Geoff Craig(Guitar) 영어선생님
2. 팀이 지향하는 음악적 스타일을 알려주세요.(존경하는 뮤지션과 좋아하는 뮤지션은 어떻게 되나요)
글로벌초울트라섹시훵크잼밴드인당근과채찍은
흑형들의 땀과같은 훵크, 바위처럼 단단한 그루브, 여과없는 원초적인 가사, 그리고 타이트한 컴핑위의 쌕끈한 솔로를 지향합니다.
James Brown 큰형님은 모든것을 시작하셨으며 훵크란 어떠해야하는지를 알려주셨습니다. 불멸의 명곡인 Get on(sex machine)에서 큰형님께서는 각 세션과 보컬이 어떻게 공간을 찾아 들어가야하는지, 반복속에서 다이나믹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를 보여주셨습니다.
Sly 둘째형님은 슬랩베이스를 시작하셨으며 현태에게 슬랩을 전수하셨습니다.
Maceo Parker 셋째형님은 바위와 같은 그루브, 완벽한 구성, 그리고 집에서 하는 파티의 즐거움을 가르쳐주셨습니다.
Two Ton Shoe 사촌형님들께서는 훵크와 롹을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 보여주셨습니다.
Stevie Wonder 당숙께서는 소울과 알앤비적인 보컬을 훵크에 어떻게 넣어야 하는지를 현재 승호에게 가르쳐주고 계십니다.
3. (만약 촬영된/될 곡이 자작곡일 경우)자작곡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셋째형님 Maceo Parker의 House Party는 저희가 커버한 곡 중에서 가장 어려운 그루브를 가진 곡 입니다. 코드진행과 구성등은 간단하지만 싱코페이션이 강한 스윙감을 살리기가 정말 어려웠습니다. 미니따굴전에 했었던 공연에서 House Party를 완전히 개망하고나서 피를 토하면서 연습했습니다.
당근과채찍 - No Money
Geoff의 감칠맛나는 기타리프에 영감을 받아 쓴 곡입니다. 선량한 남성의 돈을 뜯어내는 간사한 여성들을 향해 일침을 날리는 곡 입니다.
리드미컬한 verse에서 빌드업을 거쳐 코러스에서는 드라이브톤의 락사운드위에서 밴드 멤버중 가장 돈이 많은 Geoff가 돈이 없다고 피를 토하며 절규합니다. 2절이 끝난 후, 뉴질랜드에서 활동하다 겨울에 잠깐 들어와서 같이 활동했던 키타리스트 안재홍군(스누라이브 신토불이 영상에 등장하는 뽀글머리의 그 남자)이 만든 천재적인 잼 파트에서 잠깐 리듬을 쪼개다 마무리하는 구성으로 되어있습니다.
4. 미니 따굴 소감은 어떤가요.
장비는 구립니다. 하지만 공연을 여러 곳에서 해봤지만 관객의 호응 면에서 미니따굴은 정말 최고의 무대입니다. 그만한 수의 개성넘치는 밴드들이 저마다의 음악을 들고나와 서로 미친듯이 호응하고 즐기는 무대는, 미니따굴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음악적 교류의 장입니다. 항상 기대되고 설레이며 에너지를 가장 많이 받는 무대입니다.
신세철 - 표현기법에서 ‘베이스’와 ‘인사’, ‘대구사투리’, ‘술’을 맡고 있으며, 현재 서울대 건축학과 대학원에서 수학중이다.
이명기 - 표현기법에서 ‘기타’와 ‘거제도’, ‘헤드뱅이’, ‘체중’을 맡고 있으며 현재 서울대 건축학과 학전공 5학년이다.
이진원 - 표현기법에서 ‘중세한국어’와 ‘회계’, ‘장단’ 및 ‘모놀로그’를 맡고 있으며 이명기와 같이 건축학과 5학년이다.
'표현기법'이라는 이름은 지금은 없어진 동명의 건축학과 1학년 수업에서 따온 것이다. 매주 다른 테마로 도시와 공간에 대한 생각과 느낌을 적절한 표현방식(그림, 모델, 도면등)으로 나타내야 하는 과제가 주어지는 수업이었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접하기조차 힘들었던,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는 방식과, 건축 활동을 하는데 있어 필요한 기본소양을 배우기에 중요한 수업이었다. 특히 약 30명 정도의 학생들이 모두 나와 자신의 작품을 발표를 하고 건축과 교수님 두 분께서 코멘트까지 해주시기에 수업은 거의 항상 밤11시가 지나서 끝났으며, 이 덕에 06학번 학우들은 매우 친해질 수 있었다.
‘표현기법‘의 출발은, 2006년 건축학과 줄업작품전 뒤풀이 축제인 '아키발' 대비로 급조된 밴드였다. 매년 2학기 초 즈음에 열리는 '아키발'은 졸업작품전에 지친 학우들에게 화합의 장소로서 1학년들의 장기자랑 같은 무대가 있어왔다. 당시 맴버는 보컬을 포함한 5명으로 이명기, 이진원은 있었다. 또한 이진원, 신세철은 아카펠라그룹(’아키펠라‘)에 소속되었었다.
이후 보컬의 은퇴, 베이시스트의 교체, 이명기와 이진원의 군입대-제대를 거치게 되고, 자잘한 음악적 견해(?)차이로 합주를 하지 못하다가, 건전한 취미활동을 목적으로, 2010년 9월 현 멤버에 기타리스트 한 명을 더한 4명이 다시금 모이게 된다. 2011년 5월 미니따굴의 'e편한굴비'는 사실 '표현기법'의 초성을 따 'ㅍㅎㄱㅂ'을 가지고 만든 이름이었다. 이전까지 취미생활인 합주에 머물렀다면, 이젠 우리도 한번 무대에 올라가 대중과 마주해보자는 생각에 미니따굴에 겁도 없이 출전하게 된다. 정말 운이 좋게도, 전문가님께서 높은 점수를 주셔서 따이빙굴비 본선에도 올라가게 되었다.(태어나서 그런 칭찬을 받아 본적이 없었다.) 당시 자작곡은 연주곡인 '르꼬르뷔지안'과 자취생의 게으름과 고뇌를 노래한 'lazy', 두 곡뿐이었고, 갑자기 30분으로 늘어난 공연시간을 채우기 위해 급하게 이곡저곡을 카피해야 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좀 민망한 무대이지 않았나 싶다.
그렇게 큰 무대에 부딪히고 난 후, 기타리스트 한명은 여러 가지 이유로 밴드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밴드는 존폐위기에 처하게 된다. '르꼬르뷔지안' 만큼의 사운드가 안 나온다면 때려치우자는 베이시스트 신세철을 이명기와 이진원이 가까스로 설득시켜 현 멤버 3명으로 다시 합주를 하게 된다. 2012년 2월 26일 건축과 레이블공연 '이 돈이면 차라리 수미칩을 사먹지'(출연 : 진작, 먹방미네소타, 표현기법)를 거치면서 30분의 공연도 채울 수 있는 역량을 갖게 되었다.
표현기법 팀은 이번에 자작곡으로 따굴본선에 진출하게 되었는데요.
이번 자작곡 '동물의 왕국' 에 대한 설명 부탁 드릴께요. (곡을 만들게 된 계기, 곡 설명 등)
사실 표현기법은 리더가 없다. 철저히 합주(‘논다.’고 표현한다.)에 기반을 두기에 누군가 만들어온 리프를 가지고, 혹은 즉흥연주를 통해 만들어진 리프를 가지고, 덧붙이고, 쪼개고, 바꿔보고, 구성을 맞추고, 하다가 만들어지는 게 표현기법의 자작곡들이다. 이런 식으로 만들어지기에 항상 가사는 마지막에 가서야 붙여지게 되는 경향이 있다. 과정이 이렇기에 가사가 없는 곡들도 있다.
가장 최근곡인 '동물의 왕국'은 2012년 2월 26일 레이블공연 이후 한동안 쉬다가 4월 8일에 다시 만나 2시간짜리 합주를 하다가 만들어진 곡이다. 이곡도 마찬가지로 곡조와 구성만 만들어진 상태에서 뭘 붙일까 하는 도중, '조련사K씨'라는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게된다. 동물원에서 사자를 조련하던 K씨는 어느 순간 자신도, 자신이 조련하던 사자와 같이 누군가에게 조련당하고 있는 것을 자각하는 이야기이다.
이전 곡과는 달리 총연극회 활동을 통해 연기를 배워온 드러머 이진원의 나레이션을 통해 스토리를 전달하고자 했다. 그 외는 철저히 단순한 리프와 구성을 가지고 그것이 갖는 음악적 공간감을 표현해보자는 게 의도였다. 더욱이 날 때부터 타고난 ‘박치’인 기타 때문에 그동안 시도하지 못했던 '4/4 박자 깨기'를 시도하여 완성된 첫 번째 곡으로, 2번째 코러스부분의 박자 변주가 포인트이다.
따굴본선에 대한 간단한 포부를 밝혀주세요.
'표현기법'은 이번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에겐 이번 따이빙굴비가 많은 의미를 갖는다. 시간이 얼마 안남아 얼마나 멋지게 꾸밀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후회 없는 공연이 될 것이며, 즐거운 무대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기대해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