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오늘 부터 축제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오늘이 시즌3 휴재 전 마지막 팀인, 먹방미네소타다. 사실 이 팀은 필자가 이런저런 소개를 길게 안 해도 될 것 같은게, 인터뷰를 이렇게 정성스럽게 보내준 팀에 필자가 뭐라고 더 이상 어떤 말을 붙여야 할지를 모르겠다. 이 팀은 심지어 '인터뷰 만화'까지 그려서 보내주셨는데 아마도 인터뷰에 만화까지 첨부해주는 팀은 스누라이브 역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닐까 싶다.(물론 마지막이 아니면 좋겠다.)
아, 편집자가 이 팀에 대한 글을 부탁하면서 기타 솔로에 대한 언급을 꼭 넣어달라고 했다. 영상에서는 기타소리가 다소 묻히는 것 같지만, 꼭 잘 들어보시길 바란다.
벌레
-먹방미네소타
뜨거운 달속에 벌레의 뱃속에
알들이 부화한다
차가운 유리끝 타오른 불꽃에
알들이 꿰뚫린다
아 날세운 그 발들을
한번만 움직여줘
움직여줘 움직여줘
움직이지 못하는 작은 알들아
파먹힌 머리를 찢겨진 가슴을
알들이 탐식한다
차가운 유리끝 타오른 불꽃에
알들이 꿰뚫린다
아 날세운 그 발들을
한번만 움직여줘
움직여줘 움직여줘
움직이지 못하는 작은 알들아
밴드 멤버 소개와 팀 소개를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희는 먹방미네소타입니다.
많은 분들이 저희 밴드의 이름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데요,
사실 그렇게 사연이 많은 이름은 아닙니다.
먹방은 먹물을 뿌린 듯이 캄캄한 방, 아주 어두운 방을 뜻하는 단어인데요,
통상 건축 설계에서 창문등 채광이나 환기요소를 따로 계획하지 않은 방을 말할 때 쓰입니다. 그러니까 어둡고 습기찬 지하실 같은 느낌을 생각하시면 돼요.
그게 저희 밴드의 분위기를 잘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붙인 이름입니다.
미네소타는 먹방과 일종의 라임을 맞추기 위해 붙인 단어인데요,
그냥 멤버 중 아무도 가본 적이 없는 생소한 지명들 중에서 발음하기 좋은 것을 따왔습니다.
밴드 멤버는 총 4명인데, 모두 건축학과 선후배 지간이에요.
원래는 저희 모두 건축학과 밴드동아리인 반다크에 소속되어 있다가
작년 말 쯤 반다크 회식 자리에서 의기투합해 따로 팀을 꾸리게 되었습니다.
아, 드러머인 이형빈군은 당시 군대에 있었기 때문에 나중에 따로 섭외했어요.
모이고 보니 우연히도 07학번부터 10학번까지 각 학번당 한 명씩 모이게 되었네요.
멤버 소개를 하자면
김지우/07학번 - 밴드에서 기타와 날뛰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특이사항으로는 작년 스누라이프에서 작곡만화를 연재한 바로 그놈이죠.
이형빈/08학번 - 드러머인데 우리 밴드에서 기타리스트보다 기타를 잘 치고 베이시스트보다 베이스를 잘 치고 보컬보다 노래를 잘 합니다. 또 바이올린과 첼로도 전문가급인데 가장 잘 하는 악기는 피아노입니다. 무섭습니다.
박성경/09학번 - 보컬과 세컨기타를 맡고 있으며 귀여운 외모에서 나오는 짐승같은 울부짖음이 매력포인트입니다. 밴드에서 만드는 모든 곡의 가사를 전담하고 있는 밴드의 브레인이죠.
이현우/10학번 - 베이스를 치는 막내이지만 밴드의 가장 중요한 인물로, 작곡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어 일명 작곡 머신으로 불립니다.

팀이 지향하는 음악적 스타일을 알려주세요. 존경하는 뮤지션과 좋아하는 뮤지션은 어떻게 되나요?
기본적으로는 먹방처럼 퀴퀴하고 미네소타처럼 생소한 음악을 추구합니다. 처음부터 특별히 특정 뮤지션이나 어떤 스타일의 음악을 하자고 모인 것은 아니였기 때문에 자작곡을 하나 둘 만들어가면서 저희 스타일이 생긴 것 같습니다. 각자가 좋아하는 음악스타일이나 연주스타일이 자작곡을 만들 때 자신의 파트에 녹아 들어 저희의 스타일이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뮤지션들을 말씀드리면
김지우 - U2, 안치환, 각국 민요(... 특히 아프리카)
이형빈 - keane, coldplay, nell, 서태지
박성경 - Portishead, No Respect for Beauty, 쏜애플
이현우 - 바이바이배드맨, 소규모아카시아밴드 입니다.

자작곡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벌레>는 저희 팀이 만든 곡들 중 가장 최근에 완성된 곡입니다.
저희는 보통 곡을 만들 때 함께 모여서 각자 자기 파트를 만들어나가는데요,
이 곡은 특이하게도 드러머인 이형빈군이 기타 파트를 만들고
기타의 김지우군이 드럼 파트를 만든다음 중간에 서로 바꾸어서 완성했습니다.
그래서 만드는 과정이 재미있었습니다. 결과물도 저희 스타일대로 잘 나온 것 같아요.
미니 따굴 공연 소감은 어떤가요?
연습 때와는 차원이 다른 흥분을 느꼈습니다. 분위기인지 뭔지는 몰라도 저희 노래 앞에서 남들이 조금이라도 머리를 흔들어준다는 것이 너무나도 감동이었습니다. 일반 공연장과는 다른, 관중들이 모두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뭉친 이 자리에서는 그 어떤 공연과는 차원이 다른 에너지를 받을 수 있어서 정말 재미있고 신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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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드디어 따굴이다!
내일은 칼럼이 아닌 무대에서 만나 뵙도록 하겠다. 모두들 축제 재밌게 즐기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