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이게 왠일인가.


지난주에 도끼토끼 첫 영상과 인터뷰를 올리고 댓글이 뭐가 달리나 보고 있었는데, '도끼토끼 해체'라는 청천벽력 같은 댓글이 달려있는걸 보고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아 얘들이 왜 이러지?'라는 생각과 함께, '혹시 도끼토끼의 인기를 시샘하는 댓글 때문에 의외로 이 시커먼 놈들이 상처받은건가?'로 이어지는 나의 오지랖의 릴레이는 꼬리에 꼬리를 물어... 결국은 멤버 중 한명에게 해체 이유를 물었다. 

대답인즉슨.... 멤버 중의 한 명이 탈퇴를 결정하였고, 초창기 멤버가 모두 있지 않은 상황에서는 더 이상 밴드를 지속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하여 해체를 했다고 한다. 


인지도도 많이 쌓았고 (아직 학내에서 뿐이었지만..) 앞으로도 신곡들이 막 쏟아져 나올 것만 같았는데... 도끼토끼의 행보를 지지해오던 하나의 팬으로서 참 아쉬운 일이다. (물론, 나보다 얘네들이 인기가 많아서 배가 아팠는데 그게 사라져서 좋은게 없지않아 있다.)


멤버가 한명 빠져도 다시 충원을 해서 예전처럼 좋은 무대 보여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럼 이들의 두번째 영상을 감상해보자. 








도끼토끼의 '내가 바보였어'다. 

원래 도끼토끼는 '니가 없어도'를 올려달라고 했으나, "내가 바보였어"도 "니가 없어도" 못지 않게 좋은 곡이고......'니가 없어도'를 할 때 사람들이 갑자기 무대 쪽으로 나가서 카메라를 가려버려서 관객들 뒷통수밖에 안나온 것이 결정적 이유다. (바보같이 해체를 한게 아쉬워서 snulive 측에서 일부러 이 곡으로 고른 것만은 아니다.)




다시 인터뷰 시작. 


좋아하는 음악은?

치현v: 돈 맛나는 음악 좋아한다. 

돈 맛나는 음악? 소녀시대 이런건가? 제일 돈 많이 되는 음악인데

멤버들: 우리는 소녀시대 광팬이다. 

치현v: 소녀시대도 좋은데, 2NE1이 더 좋다. 

나도 소녀시대보다 2NE1이 더 좋다. 

멤버들: 소녀시대가 더 좋은데 2NE1은 음악이 더 좋고 그런거 아닌가? 

치현v: 아니다. 2NE1이 더 좋다. 

멤버들: 변태네.

치현v: 아니면 메탈같은건데 수염기르고 머리기르고 이런 메탈 말고, 좀 얼터 쪽의 그런 거.... 


준g: 댄스음악, 2NE1이나 소녀시대 같은 댄스음악. 

하우스 같은 댄스음악 아니고? 

준g: 아니다. 

나랑 똑같네.


수언b: 모던롹 좋아한다. 라디오헤드, 데미안 라이스, 릴리알렌 이런거 좋아한다. 요즘에는 댄스음악이나 클럽음악, 하우스 음악 저스티스 이런 것도 좋아한다. 작곡에 참여하기 위해 공부를 하고 있다. 

더이상 밀려날 수 없다 이런건가?

맞다. 여기서 더 이상 밀려날 수 없다. 곡을 써야한다. 지금까지 좋아하던 스타일이 모던롹 쪽이었기 때문에 도끼토끼 스타일에 맞는 곡을 쓰지 못했다. 우리 밴드는 대부분 사운드림에서 만났기 때문에 작곡 프로그램도 다 쓸 줄 알고, 작편곡, 믹싱은 다들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게 우리 밴드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드러머는 좋아하는 장르가?

은국d: 난 좋아하는 스타일이.......

멤버들: 넌 좋아하는 스타일이 우웨우웩.. 우고오오오오..!$#@%$#%!@ 두루루루루루루 뭐 이런거잖아. 넘어가자. 


기태v: 댄스음악을 많이 좋아하진 않고 난 느린 블루스, 그루브 있는 곡 이런 음악을 좋아한다. 치현이랑 다르게 머리 기르고 그런 아저씨들 음악도 좋아한다. 드림시어터도 좋아하고... 보컬 하다보니까 옛날 촌스러운 쌍팔년도 LA메탈도 좋아하게 됐다. 

부모님 영향으로 클래식도 좋아하고 그런다. 


멤버들: 나도 클래식 좋아한다. 재즈도 좋아한다. 

됐다.


그럼 다른 장르를 좋아하는데 밴드의 성공을 위해 댄스음악 쪽으로 방향을 맞춰가고 있는건가? 

아직 실험을 하는 단계다. 도끼토끼는 이런 음악을 한다 하는 그런 결정체를 만들어내진 못했다. 아직 1년도 안 됐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 조율해가는 중이다. 


혹시 EP나 앨범준비는 하고 있나? 

만드는 중이다. 준비를 하고 있다. 기존에 나와 있는 곡들도 있는데 마스터링을 제대로 하면 괜찮게 뽑힐 것 같은 것들도 있으니 차차 준비를 하는 중이다. 실제로 이준은 다른 밴드에서 작업을 한 적도 있기 때문에 가능할 것 같다. 장비도 엄청 좋고 하진 않지만 있어야 할 건 있으니 앞으로 계속 하면 될 것 같다. 근데 돈은 없다.

홈레코딩을 하지 않고 스튜디오 녹음을 할 건가?

다른 건 장비도 있고 비용 문제도 있으니 그냥 홈레코딩을 할 것 같은데, 보컬은 앰비언스 때문에 어느 정도 방의 녹음환경을 갖춰야 하는데 홈레코딩은 그런 면에서 어려운 점이 있다. 그래서 보컬은 스튜디오 녹음을 할지도 모르겠다. 

준g: 사실은 우리가 음악을 X나 잘한다. 우리가 작곡, 마스터링은 전국구 수준급이라서. 서울대학교 실용음악과가 아닌가?

멤버들: 진짜다. 우리보다 잘하는 사람들은 YG의 테디, 용감한 형제, 신사동 호랭이 이 정도? 우리 진지하다. 말투 요건 궁서체로 써달라.

그런가? 좋다. 지금 시즌2에 나오는 팀들이 당근과 채찍, fuze, 바운스 팩토리도 있고 이런데 다 좆밥이다. 이건가? 

멤버들: 아. 당근과 채찍 공연 잘하더라. 진짜.

당근과 채찍은 공연은 잘하는데 음악은 구리다 이건가? 레코딩이라던지 이런건 별로고 듣보잡이다?

멤버들: 우리는 그 사람들이 레코딩 하는걸 본 적도 없고 그런데 우리는 우리가 한걸 봤다. 진짜 근데 우리거 쩐다. 그냥 우리가 남을 낮출 필요는 없다. 그냥 우리가 잘하는건데 남을 낮출 필요가 뭐 있나. 그러니까 망할 우리 티셔츠를 사라고!!

생각해보니까 사운드림 동방이 바운스 팩토리 동방 옆에 있어서 같이 술 먹자고 바운스팩토리 동방에 쳐들어간적도 있다. 그래서 같이 람슈타인 음악도 듣고 재미있었다. 근데 그 분들한테 미디 작업 이런거 어떻게 하냐고 했더니 '뭐 저희도 잘 몰라요' 이런식으로 말하더라. 우리는 우리한테 물어보면 엄청 잘한다고 대답하니까... 우리가 이긴건가? 우리는 차암 잘한다. 

아아 바운스 팩토리랑 대결구도로 시즌2 나가면 재미있겠다. 


도끼토끼는 무대 퍼포먼스가 좋다는 평이 많았다. 

우리 무대 퍼포먼스가 좋은게 아니라 다른 팀들이 너무 못하는거다. 


그래? 잘한다고 하니까 하는 얘기인데, 예전에 따이빙 굴비 나왔을 때 미니따굴의 공정성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불렀던 평론가 김학선 씨가 평을 했었는데, 거기서 나온 얘기가 "옛날 스타일이고, 흔한 스타일이다"라고 나왔다. 어떻게 생각하나. 뭐라고 나왔는지 기억하나? 

-딱 하나 기억나는게 분위기만 뛰우다가 끝날 밴드다. 그런것도 있었다. 그건 좋았다. 우린 분위기 띄우려고 했던거니까. 난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장르가 무대에 올라오는 상황에서 한명이 혼자서 거기서 몇시간 동안 앉아서 다 평가를 했다니까 참 대단한거다. 

-우린 별로 신경쓰진 않았다.합격한것만 확인하고 밑에 평이 있어서 그냥 읽어봤다. 

몇시간 동안 하신건 아니고 자작곡팀만 한거다. 그때 그 평이 기분이 나빴나? 

-그닥 나쁘진 않았다. 김학선 처음들어봐서 검색해봤는데 안 나오더라. Will.I.Am이 그랬다면 진짜 기분 나쁘고 반성하고 그랬을거다. 근데 그런 사람도 아니고... 사실 궁금하긴 하다. 그게 누군지.

-까놓은 말이 너무 아무나 할 수 있는 얘기였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대중음악평론가는 존재의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청취하는 자들이 대중인 이상 다 각자의 취향이 있고 가치가 있는데 스스로 다 할 수 있는데 위에서 평론가라고 높은 위치에서 이렇다 저렇다 지적하나.

-제일 짜증났던건 우리 학생들끼리 이렇게 선의의 경쟁하고 즐기는 무대에서 으름장을 놓는게 싫었다. 

-자기가 그 음악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기술적으로 그 이상의 위치에서 어느 부분이 부족했고 이런 부분이 좋았고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수준 낮은 이야기를 할 거면서 그냥 단순한 자신의 취향을 말하는 것은 필요없다. 

-누가 그 자리에 앉아서 해도 그정도는 할 수 있다. 우리 중에 하나 아무나 그 사람이 받은 금액 절반만 줘라. 내가 그거보다 훨씬 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브릿지에서 코드 진행이 너무 싸비 분위기 띄워주는걸 잘 못잡아준다던가, verse에서 너무 많은 것을 띄워 줬다던가 이런 얘기를 해줘야지. 누구나 할 수 있는 얘기를 할 필요는 없다. 그런 사람은 없어져야한다. 


그렇구나. 그럼 도끼토끼의 부족한 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하하하하하하하하

사실.... 실력이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솔직히 말은 이렇게 했는데 모든 면에서 떨어진다. 프로 맛도 안나고. 

아무리 잘하더라도 위에는 계속 있다. 마룬5나 블랙아이드피스, 레이디가가 이런 사람들 하는거 보면 정말 너무 잘해서...

아직 기술적인 것도 부족하고, 아직 도끼토끼의 색깔이나 방향성에 대해 스스로 정의가 되지 않은 상태다. 



도끼토끼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 있었다면, 2012년 우리 모습을 지켜봐달라. 

2012년동안 홍대에도 진출해서 입지를 다질 생각이고, 공연도 많이하고, 앨범도 나와야한다. 올해 안에 많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 




인터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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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하는 중에 이 분들은 난데없이 노엘 갤러거 컨셉을 잡는 바람에 인터뷰가 좀 과격해진 면이 있지 않나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nulive가 대중문화평론가 흉내를 내면서 높은 위치에서 인터뷰를 일정한 색깔로 담아 내는 것도 도끼토끼가 원하는 방향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대중인 여러분(스누라이브 팬이 15명 정도라 여러분이라는 표현이 민망하지만)들에게 해석을 넘기고자 한다. 



어쨌든. 내가 좋아하던 참 좋은 밴드가 하나 없어졌다. 2012년 이루고 싶은 목표가 많다고 말하던 이들이었기에 아쉬움이 더욱 크다. 

Posted by saintdragon2 :